다가구주택 신축공사
남원시 월락동
2018.03 – 2021.04
느슨한 연결
전라북도 남원시 외곽에 놓인 대지는 북쪽으로 도로와 아파트 단지를 면하고 남쪽으로 지리산을 향해 열려있다. 건축주는 직원에게 복지 주택을 제공하기 위해 저층 상업시설과 공동 주거, 건축주 집으로 이루어진 건물을 구상했다. 1층에 들어오는 상업시설이 북쪽 도로로부터 적정 거리에 놓이고 여러 주호가 동등한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건물은 대지 경계선 가까이에서 남쪽을 주향으로 삼는다. 규모에 비해 높이가 낮고 길이가 긴 건물은 몇 번의 분절을 통해 전체와 부분이 입체적이고 느슨한 관계를 맺는 점에서 도심지의 소규모 복합용도 건물의 구성과 구별되고, 일터와 집에서 맺는 이웃간 관계에 적절한 거리를 확보한다.
다섯 지붕, 아홉 집
소규모 다가구 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적절한 유대를 형성하는 동시에 개별 가구가 독립적인 영역을 향유하려면 세대간 적정 거리가 필요하다. 건축주의 집, 직원 주택, 상업시설로 이루어진 월락동 여러집은 다양한 필요와 성향을 지닌 각 사용자간의 바람직한 관계 정립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도심에 지어지는 많은 중규모 근린생활시설이 도로와 가까운 층에 상가를 들이고, 중간 층에 임대용 주거를 배치한 후 최상층을 건물주의 집으로 삼는 주된 이유는 이러한 구성이 각 프로그램의 필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임대 수익 창출에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지만, 이는 사생활 침해 확률이 적고 경관은 더 좋은 최상층을 선점하는 건물주와 그 아래 입주하는 세입자간의 수직적 관계의 직접적인 결과이기도 하다. 월락동 여러집은 저층 상가와 상층 직원주거로 이루어진 동이 남동쪽 대지경계선을 따라 길게 늘어서고, 그 행렬 끝에 건축주의 집이 가장 낮게 가라앉아 전체의 수평적 관계를 완성한다. 각 동에 배치된 상업공간과 주호는 층에 상관없이 북쪽과 남쪽을 향해 같은 환경을 공유하고, 분절된 동과 동 사이는 건물의 북쪽과 남쪽 마당을 잇는 통로, 층별 주호로 인도하는 외부 계단실, 그리고 각 집으로 들어가는 문 앞 빈 공간으로 채워진다.
벽돌로 만든 아치
여러 용도와 평면으로 이루어진 건물은 다양한 구법과 단일 재료로 지어졌다. 작은 육면체인 최초의 단위가 점으로, 점이 선으로, 선이 면을 이루어가는 조적건물은 쌓기 방식의 변화로 시각적 효과와 질감을 다양화 할 수 있다. 줄눈의 색과 마감 방식 차이에 따라 여러집 벽은 지면에 가까운 곳에서 가장 거칠고 상부로 갈 수록 매끄러워지고, 분절된 벽면에는 세 종류의 색의 줄눈이 번갈아 적용되어 건물 전체를 이루는 각각의 동이 미묘한 채도 차이를 보인다. 건물과 지면이 만나는 방식으로서 아치는 매우 중요한데, 전통적으로 조적 건물의 하중을 지면에 전달하는 요소가 이 곳에서는 콘크리트 구조체 위 치장벽돌로 구현되었다. 건물 입면 곳곳에서 형태와 역할을 달리하며 등장하는 아치는 그 형태와 기능 사이 관계가 의도적으로 뒤틀리고 왜곡 되어 건물 전체의 인상을 완성한다.
집의 주변, 집의 중심
여러집의 주호 평면은 물 쓰는 공간의 위치에 따라 주변부형과 중심부형으로 구분된다. 첫 번째 유형은 주생활 공간을 중심에 두고 가사노동 공간과 그 사이사이 다양한 양태의 머물 자리가 경계부에 놓인다. 경계 곳곳에는 적절한 개구부가 확보되어 깊고 순한 빛을 들여온다. 두꺼운 경계로 두른 집의 안과 밖 사이에는 심리적 거리가 확보되어 거주자로 하여금 집 안을 자유롭게 향유하도록 한다. 주변에 파생하는 여유공간에 향유할 주체의 구체적인 요구사항과 실질적인 필요를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주변부형은 특정 사용자나 구체적인 삶을 두고 계획하는 것이 적합하다. 두 번째 중심부형 평면은 주방과 화장실 등 물 쓰는 공간이 한 데 모여 평면 한 가운데에 섬처럼 놓이고 그 곁에 회유공간이 파생한다. 직원용 주거에 적용된 이 유형은 서비스 공간 주변의 성격을 적절히 구분함으로써 비교적 작은 면적의 임대세대 내부공간을 최대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서비스 공간을 주변을 동그랗게 회유하는 동선은 시선을 집 안에서 밖으로 확장하며, 바닥에서 천장면까지 열린 개구부를 통해 바깥 풍경을 실내 곳곳으로 들인다.
신진건축사 대상 공공설계 당선_2015. 06
제 22회 경기도건축문화상 사용승인부문 입선_2017. 09
제 11회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대상_2017. 09
공동작업: 이상도시종합건축사사무소
남서쪽에서 바라본 전경 © Studio In Loco
놀며 쉬며 꿈꾸며
오늘날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학교 수업과 사교육에 할애해야 하는 시간에 비해 각자의 관심사와 흥미에 따라 취미활동을 선택해서 즐길 수 있는 기회는 현저히 부족하다. 스튜디오 인로코는 청소년들의 “머물 곳”을 제공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작업했다. 초등학생에서부터 대학생까지 넓은 연령층의 청소년들이 각각 속한 또래집단 안에서 겪어야 하는 결핍은 다양하고, 따라서 그들이 각자의 관심사를 찾아 실험해 보고, 학교와 학원에서 채워지지 않는 필요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문화의 집의 기능은 실로 중요하다. 어른들이 그들의 관점에서 주어진 예산대로 운영하는 청소년 회관, 적당히 구색 맞춘 프로그램이 산발적으로 제공 되었다가 없어지는 문화센터, 혹은 그저 부모님이 데려다 주신 후 부터 데리러 오실 때 까지 시간을 보내야 하는 문화의 집을 탈피하는 방법을 탐구 함으로써,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어 각자가 머물 곳을 찾아가는 문화의 집을 설계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다.
A. 학교나 집과는 다른 곳
집과 학교, 학원의 딱딱하고 정형화된 공간에 익숙한 청소년들은 새로운 형태의 ‘문화의 집’을 통해 다채로운 공간을 만나게 된다. 건물 내외부에서 수시로 달라지는 공간의 형태와 울림을 경험하고, 다채로운 풍경을 눈으로 보고, 구석구석까지 직접 밟으며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특별한 기억들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수직으로 적층된 공간 수평으로 펼쳐진 넓은 공간
층별로 반복되는 공간 다양한 층고 및 공간 형태
단조롭고 반복적인 외관 다채롭고 밝은 인상의 입면
실내외 공간의 단절및 단조로운 동선과 시선 실내외 공간의 입체적인 연계
2층 로비에서 바라본 1층 북카페와 스탠드 © Lee Choong Gun
B. 대지에서 건물로
C. 건물을 이루는 구성요소
1층 북카페 전면 창 ©Lee Choong Gun
체육연습실 © Lee Choong Gun
1층 광정 © Lee Choong Gun
2층 휴게공간 © Lee Choong Gun
E. 공유벽
‘공유벽’이 문화의 집 내부 공간과 공간 사이를 구분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공유벽은 전시용 선반, 앉을 수 있는 자리, 수납장, 창 등으로 구성되며 다양한 형태의 개구부를 통한 시선의 교차를 유도하고 사용자 간의 거리를 규정한다. 이러한 장치는 다양한 관심사의 사용자, 서로 다른 연령층의 청소년 그룹간의 교류를 가능하게 함으로 다채롭고 입체적인 문화의 집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2층 다용도 문화실을 연결하는 복도와 공유벽 © Lee Choong Gun
1층 평면도
2층 평면도
풋살구장에서 바라본 모습 (서측입면도)
어린이집에서 바라본 모습 (북측입면도)
공원을 향한 주출입구 (남측 입면도)
북측 입면 © Lee Choong Gun
단면도
남동쪽에서 내려다본 전경 © Lee Choong Gun
http://www.inloco.kr/2017/05/04/호매실-청소년-문화의-집/
칠보 청소년 문화의 집이 600호 출간을 맞은 공간지 11월호와 Archdaily 웹메거진, 건축과 도시공간 vol.29 에 게재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