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동 두가구 주택
단독주택 신축공사_2016.06 – 2017.12
고양시 성석동 / 철근콘크리트조 지하 & 목구조 지상
남동쪽에서 바라본 집의 전경
땅콩집이라는 이름으로 보편화된 두 가구 주택은 공사의 경제성이나 유지관리 효율에 장점을 지닌 동시에, 세대간 동선과 개별영역의 구별 및 연결 등 섬세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내용이 많은 프로그램이다. 주인집과 임대주택과 같이 세대간에 명확한 위계가 있다면 그에 따라 가구의 배치 및 규모가 결정되고 한 세대가 좋은 향을 더 넓게 갖거나 다른 세대가 길 쪽에 가깝게 놓이는 등 건축물이 세대주간의 관계를 반영하게 될 것이다. 반면 동등한 관계를 지닌 두 세대가 집을 짓는 경우, 현관을 공유하거나 전면 마당을 나누어 쓰는 등 하나의 대지위에 함께 존재하기 위한 절충과 타협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는 설계 초기부터 심도있게 검토되어야 하는 조건이자 완성된 집의 성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두 집이 하나의 완결된 건축물을 이루고 세대 각각의 삶이 서로와 전체에 의지할 수 있다면 두 가구 주택은 하나의 땅 위에 공존하는 의미를 일상속에서 꾸준히 일구어 낼 수 있을것이다.
배치평면도
남쪽 마당에서 북쪽 테라스로 이어지는 진입로와 세대의 출입구
길에서 두 갈래로 이어지는 진입로, 두 입구의 위치, 두 집 각각의 형태와 전체의 어울림 등 “둘”이라는 성질 (twoness)은 설계 과정 내내 중요한 사안으로 다루어졌다. 동등한 공간이 중심벽을 공유하는 11자 형태의 배치는 집 내부 환경을 자유롭게 구축할 수 있고 각 세대의 외장재나 창호는 선호하는 바에 따라 차별 적용하기에 용이한 방법이지만, 두 집 내부 공간이 획일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건축물이 대지의 특수한 성격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수반하기도 한다. 친구 관계인 3인 가족과 4인 가족의 보금자리가 될 성석동 두가구 집이 유기적으로 결착하기 위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한 후, 대지 남쪽의 마당을 면하여 11자로 배치된 공간이 북쪽의 열린 풍경을 향해서는 수평적으로 교차하는 최종안에 닿았다. 어깨동무를 하고 걷는 또래 친구 혹은 서로의 팔을 베고 누운 두 사람처럼, 성석동 주택은 두 가족 각자의 공간 너머에 두 집이 어깨를 얽고 함께 살아가는 장소가 놓여있다.
지하층 평면도
1층 평면도
2층 평면도
다락층 평면도
북쪽 전답에서 바라본 전경: 곡식이 자라고 지는 논의 사계절이 다양한 창을 액자삼아 집 안으로 들어온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대지는 북쪽 경사면 아래의 전답과 녹지를 향해 넓고 열린 경관을 갖는데, 두 가구 집의 병치관계를 담담히 드러내는 남쪽 입면에 비해 북쪽에서 바라본 건물은 지하층으로 내려가는 세대별 외부 계단을 제외하면 둘이라는 성질 (twoness) 을 숨긴 천연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붉은 벽돌타일이 단일 외장재로 적용되고 입구 두 곳은 건물의 중간 지점 안쪽으로 들여져 있어, 남쪽 입면을 제외하면 건물 전체에서 두 집이 분리되거나 연결된 방식을 찾아내기 어려운 편이다.
북쪽 전답을 향해 열린 지하 다목적 공간
명쾌한 11자로 나누어진 남쪽에서 수평으로 엮여있는 북쪽에 이르기까지, 거주자들은 남북으로 긴 대지위에 선형으로 이어지는 공간의 연계를 따라 움직이고 머물기를 반복하며 두 가지로서의 성질을 지닌 집의 일상성을 경험하게 된다. 마당은 두 가족이 집으로 들거나 나면서 마주치는 공공의 장소가 되고, 2층 테라스는 각 집이 인접한 대지경계선 가까이에서 독립된 실외 영역으로 쓰인다. 두 가구가 공유하는 중심벽에는 화장실, 계단실등의 서비스 공간이 밀도 높게 모여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를 더욱 두껍게 만드는 역할을 하도록 계획되었다.
방마다 크기와 높이가 창호가 두 곳 이상 놓여 자연광을 입체적으로 들여옴으로써 계절과 시간에 따라 풍부한 공간감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집 안의 어느 곳에서 바라보아도 남쪽과 북쪽 바깥으로 이어지는 시계가 확보되도록 했으며, 공간에서 공간으로 이동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시선이 내외부로 이어져 빠져나가도록 고안되었다. 물리적인 공간이자 건물이 완성된 순간을 시작으로, 두 가족의 고유한 생활의 흔적이 두 가구 집을 더욱 다층적으로 숙성시켜 갈 것이다.
2층 복도: 왼쪽의 작업대 및 수납가구가 복도를 따라 이어지고, 두 개의 입구를 갖는 남쪽 침실은 향후 두 개의 방으로 분리해서 사용할 수 있다.
2층 북측 침실: 서재와 드레스룸이 통합된 높은 층고의 공간.
침실 다락에서 내려다본 장면
3층 다락에서 바라본 복도 상부 서재
다락에서 내려다본 복층 공간을 갖는 침실
2017년 12월 준공한 성석동 두가구 주택이 지난 4월 온라인 메거진에 소개 됐습니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4677681&memberNo=954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