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삼촌의 집
단독주택설계 / 2015. 1 – 현재
DOWN-SIZED & UP-GRADED
외삼촌을 위한 전원 주택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건축주의 설명 중 “down-sizing” 이라는 표현은 중요한 주제어가 되었다. 소유하는 세간과 살림의 크기와 양, 종류를 줄여 간소하고 단촐한 삶으로 전향하고자 하는 건축주의 바람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는, down-sizing 에서 그치지 않고 그로 인해 삶의 질은 오히려 up-graded 될 수 있는 집을 위한 구상으로 이어졌다. 아파트의 대안으로 효율적이고 밀도 높은 주택, 실내외 공간의 영리한 관계를 도모한 소규모 주택들이 많은 건축가들에 의해 실험되고 구현되고 있는 요즈음, 작고 쉬운 공기 속에서 삶의 질은 오히려 입체적으로 고취되고 풍성해 지는 집을 설계하는 것을 프로젝트의 목표로 하였다.
집에서의 출발, 집으로의 도착
집의 전형적인 모습에서 시작, 필요한 기능을 관계와 순서에 따라 일렬로 배치하고, 분리가 필요한 곳은 어긋나게 하는 과정을 통해 전체 형태가 결정되었다. 먼 북쪽으로 함덕해변을 바라보고 남쪽으로는 한라산 등지를 면하며 동서로 길게 뻗은 대지위에, 개별 공간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각각에 적합한 개구부와 동선을 통해 남측과 북측의 상반된 자연경관을 만끽하고 향유한다.
동쪽 도로에서 접근하는 주출입구 부터 서쪽 임야로 갈수록 공공성이 높은 영역 (다목적실, 현관, 객실) 에서 낮은 영역 (주침실 및 개인공간)의 순서로 공간이 전개된다. 일렬로 배치된 개별 공간은 건물의 외관에도 반영되어 다양한 개구부와 재료가 입면에 적용되어 있다. 특정 기능의 공간 하나를 축출해서 바라보면 (내부 회의 시, 긴 롤빵에서 썰어낸 한 조각에 비유) 공간을 위한 최적의 채광과 공간감을 찾기 위해 입면 디자인 작업은 남측벽과 북측벽에 국한되지 않고 지붕면까지 총 네 개의 면을 다양하게 다루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개구부의 크기와 기능, 의미와 조작방법에 따라 공간이 실외를 향해 열린 정도가 달라진다. 북쪽의 넓은 마당과 바다를 향한 조망은 적절한 완급조절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오고, 남쪽의 닫힌 정원은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실내 주방의 확장 및 사적인 용도를 위해 점유되기에 적합하다.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 동선의 흐름을 보면 공공건물에서와 비슷하게, 작은 집이라고 하더라도 사용자의 목적과 필요에 따라 동선이 구별된다. 하나의 실외공간에서 다른 실외공간으로의 흐름이 (푸른 점선의 화살표) , 남서쪽의 공적인 실내 공간과 북동쪽의 사적인 실내공간을 구별함과 동시에 연결한다.
실외에서 실내로 진입하는 전이공간과 다용도 작업공간은 실외 데크에 위치한다.
a. 처마와 데크로 규정된 실외공간과 b. 열린 테라스로 이루어진 다양한 실외공간은 기능별 실내공간과의 적절한 연결관계를 이룸과 동시에 건물의 외관에 생기와 활기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 실내에서 창문을 통해 보이기만 하는 관상용 마당 혹은 날씨 좋은날만 나갈 수 있는 정원에서 벗어나, 필요에 따라 실내 공간의 확장된 형태로 쓰이거나 야외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플랫폼으로써의 테라스를 제공한다.
1층 평면
2층 평면
있을 곳이 많은 집
거실에서 주방을 바라봄
기능에 따라 규정된 각각의 공간은 일관적인 방법으로 단순배치 되지 않고 동서의 장방향을 따라 수시로 변하고 바뀐다. 각 공간의 층고, 1층 공간과 2층 공간간의, 공간간 시선의 차단 및 연결, 실내외 공간의 연결, 그리고 단일 공간의 형태와 공간감은 건물 외관의 단순함에서 예상되는 것 보다 넓은 폭의 범위에서 경험될 것이다.